고등학교 시절의 "생일 경제학"

결국은 전부 WWE인 것.

"호텔 경제학"이라는 단어를 아는가? 한동안 우리나라 정치권에서 자주 오르고 내리던 단어다. 자본 유입 없이도 지역 상권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확히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였을 때의 긍정적 순환에 관한 이야기)

이번 글은 호텔 경제학에 대해 비평하려고 쓰는건 아니고, 고등학교 시절 이와 비슷한 것을 경험해본 적이 있어 그에 대한 일화를 짧게 풀어보고자 한다.

고등학교 2학년 시절, 내 반의 담임 선생님은 '학생들의 생일을 어떻게 챙길까'에 대한 답으로 생일 경제학을 꺼내셨다.("생일 경제학"은 내가 지어낸 말이다.) 매달 초에, (그 달에 생일인 학생 수) * 1,000 원을 걷어, 친구의 생일에 25,000원을 선물로 주기로 한 것이다.(우리 반이 25명이었으므로. 참고로 그 달에 생일인 학생도 일단 돈은 냈다. 햇갈리니깐.)

사실 생각해보면 정말 별 의미가 없었다. 결국 내 생일은 찾아올거고, 내가 낸(곧 낼) 25,000원을 환급받는 것이니까. 돈이 유입, 유출 없이 서로의 손 위에서 빙빙 돈다는거다.

그래서 정말 쓸모가 없었냐 하면 그건 아니다. 지금 받는 돈이 이미 낸 돈을 환급받는다는 것을 할고 있음에도 내 생일에 25,000원을 받는 경험은 기쁘고 행복했던 것 같다. 그래서 선생님의 이 전략을 호텔 경제학이라는 용어에서 따와 "생일 경제학"이라 명명한 것이다.

사실 매해 설에 어린 아이들이 하는 세배도 같은 개념 아닐까. 친/외가의 어른들께서 주시는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우리 엄마 아빠가 통 크게 주시는 용돈인 셈이다. 내가 다른 어른들께 받는만큼 우리 엄마 아빠도 사촌들에게 그만큼 주실테니.

참으로 재밌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