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프로 11인치 구매기

이로써 나는 사과 농장주가 되었다.

아이패드 프로 11인치 구매기
아이패드 프로 6세대의 렌더링 │ 출처: Apple

나는 항상 아이패드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었다. "정말 가지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에 진학함에 따라 인강을 듣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 휴대폰으로는 인강을 듣기가 너무나도 불편하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첫 째, 나는 노트북이 없고 둘 째, 데스크톱은 가지고는 있으나 솔직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내 개인 PC인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깔려있다. 가장 적절한 예시로 게임을 들 수 있겠다. 당장 1초만 있어도 켤 수 있는 게임이 수두룩하기에 데스크톱으로 들을 바에야 차라리 많이 불편하더라도 휴대폰을 적절히 책 옆에 거치해두어 인강을 듣고 있었다. 이러한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이번 설에 세뱃돈을 모으면 잔 생각 말고 오직 아이패드 라는 계획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구매하였다.

왜 "프로" 모델로 구매했는가?

지극히 단순한 이유이다. 역체감이 너무 심해서 이다. 은근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프로를 비교해보니 급차이가 은근 크게 느껴졌다. 가장 체감이 많이 된 것은 ProMotion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48Hz부터 120Hz까지 능동적으로 조절하는 대충 쩌는 애플 디스플레이의 기능) 이었다. 아이폰 14 Pro를 사용해 오면서 ProMotion에 많이 적응해 있던 터라 이 역체감을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역체감을 추측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한 적도 있다. 아이패드 프로가 너무 터무니 없이 비싼 터라 친구 중 한 명이 아이패드 에어 4th gen을 가지고 있는데 잠시 빌려 사용해 보았다. 확실히 디스플레이가 뚜둑뚜둑 끊겨 보였다. 1~2시간 연속사용 시에는 눈이 조금 적응하는 눈치였지만, 내 작업 루틴 상 휴대폰과 패드를 동시에 보거나 번갈아 보는 경우가 많아 이 또한 의미가 크게 없었다. 그래서 사실, 나도 이런 것이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면 굳이 프로를 살 이유가 없다. 후면 카메라가 두 개까지 필요할 이유가 없고 Lidar 센서도 필요가 없을 뿐더러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신분으로서 아이패드 프로의 가격은 너무나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에 설명한 역체감이 개인적으로 너무 크게 체감되어 눈물을 머금고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래서 무엇을 샀는가?

iPad Pro 11형 (3세대) Wi-Fi M1 256GB 모델이다. 한 세대 전 제품인데, 아무래도 신형 아이패드가 환율 때문에 미치도록 비싼 가격이고, 애초에 저만큼의 성능(M2)이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에 패스, 중고로 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게 되었다. 구매가는 800,000원. 256GB를 고른 이유는 따로 없고 128GB 모델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같거나 더 쌌기 때문이다. (이유는 모르겠다. 용량 높은게 더 비싸야 되는거 아닌가?;;) 당근마켓에서 직거래로 세뱃돈을 받은 당일에 구매하였다.

나름의 후기

중고 치고는 상태가 극도로 양호하다. 베터리 효율도 96% 정도면 아직 쓸 만 하다. iPadOS는 친구 것으로 써보아서 이미 알고 있지만 다시금 단연 태블릿 최고의 OS라 부를 수 있을 만큼 기능이 많고 편리하다. 무엇보다 탁 트인 디스플레이로 인강을 들을 수 있으니 매우 마음이 편안해진다. 돈이 아깝단 생각은 지금 당장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히 말할 수 있다. ProMotion 이 거슬리는게 아니라면 무조건 에어 혹은 그 이하 (하지만 이번에 나온 아이패드 10th gen은 절대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를 구매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다. 아이패드 프로 살 돈을 아껴 애플펜슬과 같은 다른 악세서리들을 살 수 있다.